모세 오경 개론 - (3) 언약

오경의 내용을 검토해 보면 오경의 무게 중심은 시내 산에서의 율법 수여 사건임을 알 수 있다. 출 19장부터 민 10장까지의 모든 내용은 십계명 반포, 성막 건축, 제사와 관련된 율법, 성막에 들어감, 명절 기념 등 시내 산 부근에서 일어난 사건들에 할애되어 있다. 이 중심 단락을 더 자세히 살펴보면 이 단락의 절정은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택하셨고 이스라엘과 친밀하시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눈에 보이는 증거인 새로 지은 성막을 가득 채운 하나님의 영광(출 40:34~38, 하나님이 아담과 하와와 동행하셨던[창 3:8] 에덴 동산에서의 상황의 회복)임을 알 수 있다. 

 

그러나 출애굽기에서 신명기에 이르는 책들의 바깥 틀은 모세의 일생으로 구성되어 있다. 출 2장은 모세의 출생과 섭리에 의한 이집트 궁정에서의 양육 과정을 말해 주는 반면 신 34장은 모세의 사망을 기술한다. 출 3~15장은 동족을 인도할 모세의 소명과 이스라엘 백성들의 눈앞에서 바로를 능가하는 모세의 권위가 세워지는 모습(출 14:31)을 기술한다. 

 

모세의 임박한 죽음은 오경의 마지막 장들을 특징 짓는다. 모세는 민 27장에서 죽음을 준비하라는 말씀을 들으며 신명기는 여호와를 신실하게 섬기라는 동족에 대한 모세의 마지막 호소로 이루어져 있다. 이 목적을 위해 모세는 세 편의 설교를 전한 뒤 약속의 땅에 대한 환상을 보고 죽기 전에(신 34장) 두 편의 시를 읊는다(32~33장)

 

창세기는 오경의 나머지 책들의 서론 역할을 한다. 창세기는 모세의 삶과 사역의 배경을 설명한다. 창세기는 이스라엘 민족과 각 지파들의 기원을 제시하며 이스라엘 민족의 조상은 가나안 땅을 약속받았는데, 어떻게 자신들의 조상이 이집트에서 살게 되었는지를 설명해 준다. 이스라엘 민족은 열방에 복을 가져다주어야 하며 창세기의 처음 몇 장은 복에 대한 모든 민족의 절실한 필요를 보여 준다. 

 

최초의 죄의 출현은 홍수라는 우주적 심판으로 이어졌다. 노아와 노아의 아들들에서 비롯된 새로운 시작도 처음에는 함의 죄로(창 9:20~29), 그 다음에는 바벨탑 사건으로(11:1~9) 또 다시 뒤틀어졌다. 이와 같은 일반적인 방식으로 창세기는 모세가 직면한 상황을 설명하며 족장들의 생애 속에서 일어난 여러 사건들도 모세의 경험과 유사한 점들을 보여 준다. (예, 창 12:10~20에 나오는 아브라함의 출애굽)